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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 내용 이해하기 캐릭터 후기

by 장허니 2024. 1. 17.

 

멀티 유니버스로 미국 이민가족의 삶을 그려낸 B급 코미디 영화,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의 내용을 간단히 파악해 봅시다. 

 

다소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 내용 쉽게 이해하기

에블린 콴은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중년의 중국 여성이다. 그녀는 20년 전 그녀의 남편 웨이먼드와 함께 머나먼 미국 땅으로 와 사업을 시작하고 딸 '조이'를 낳았다. 현재 그녀의 세탁소는 국세청에 의해 감사를 받고 있는데, 미국에서 국세청에게 감사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녀의 남편 웨이먼드는 그들의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로 인해 그녀에게 이혼 신청 서류를 건네주고, 백인 여자친구를 둔 그녀의 딸 '조이'와의 관계는 점점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세금 감사를 받으러 국세청에 도착한 웨이먼드의 몸에 갑자기 또 다른 평행세계인 '알파버스'의 '알파-웨이먼드'의 정신이 들어오며, 영화는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한다. 이 '알파-웨이먼드'는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고 혼란스럽기만 한 에블린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세상에는 많은 평행세계가 존재해. 왜냐면 우리는 모두 삶 속에서 각기 다른 선택을 하고, 이 사소하다고만 생각했던 선택들이 다른 결과를 불러와 각기 다른 버전의 평행세계가 존재하게 되는 거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알파버스는 악당 '조부 투파키'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어. 당신만이 나와 다른 평행 우주를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야, " 여기서 '알파-웨이먼드'는 에블린에게 '버스 점핑'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알려주게 된다. 버스 점핑이란, 어떠한 상황과 어울리지 않은 아주 이상하고 엽기스러운 행동을 할 때마다 일정 시간 동안 모든 평행세계에 존재한 '에블린'의 특별한 필살기와 능력 등을 구사해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알파-웨이먼드'와 그 누구보다도 평범한 에블린이 조부의 부하들을 물리쳐나가는 과정에서, 에블린은 '조부'를 만나게 된다. 이 '조부'는 바로바로 그녀의 딸 '조이.' '조부'는 모든 평행 세계를 경험한 특별한 인물로,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라는 허무주의에 빠진 인물이다. '조부'는 에블린에게 그녀와 함께 죽음을 통해  '그 아무것도 아닌 0의 세계로 수렴하는 세계'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에블린은 딸의 모습을 한 '조부'의 권유를 거절하고, 조부가 0의 세계로 가려는 것을 막고 세상을 구함으로써 이 영화는 끝이 난다. 

 

최악의 버전의 나로 살아가는 에블린

최근 들어서,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의 삶이 달라졌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이 영화 안에서도 각기 다른 선택이 낳은 결과에 따라 모두 다른 평행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메인 역할은 바로 여러 평행 세계에서 최악의 삶을 살고 있는 세탁소 아줌마 에블린이다. '알파-웨이먼드'는 에블린에게 "당신이야말로 모든 평행 우주를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그 이유는 바로 네가 최악의 버전의 에블린이기 때문이야, 너는 다른 에블린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능력이 없어서 동시에 모든 해낼 수 있지."라고 말한다. 이 대사를 듣고 나는 머리를 한대 망치로 맞은 느낌이 들었다. 항상 게임을 해도 제일 좋은 능력치와 필살기를 가진 캐릭터를 고르는 것도 모질라 캐쉬템을 결제하는 세상에서, 알파 웨이먼드는 가장 형편없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에블린을 찾아왔다. '알파-웨이먼드'는 수많은 좌절과 거절이 만든 최악의 에블린만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현재 어떤 버전의 나일까. 지금 살고 있는 삶의 하루하루가 지치고 힘들기는 하지만, 또 최악의 버전의 나로 살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최고의 버전의 나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도 '알파-웨이먼드'같은 사람이 찾아와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한 긍정주의의 삶을 살아가는 남편 웨이먼드

매일매일 세탁소 세탁기에 인형눈알을 붙여놓는 실없는 장난이나 하는 에블린의 남편, 웨이먼드. 그러나 동시에 태어나서 장난이라고는 한 번도 안 쳐본 나에게, 질투심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특히나 최근에 들어서야, 인생을 좀 너무 무겁게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웨이먼드는 나와 반대로 하루하루를 가볍고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에블린은 세탁소에서 고객과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는 웨이먼드를 보면서 "저 인간은 나 없이는 제대로 살지도 못 할 거야."라는 대사를 한다. 그러나 뭐랄까, 요즘같이 진지하고 무거운 세상에서 가벼운 농담으로 상황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우 진지하고 걱정스러운 일도 허허 웃고 털어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웨이먼드를 보면서, 미국 인기 가족 드라마 모던패밀리의 '필 던피'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조부 투파키와 함께 '0의 세계'로 들어가려는 에블린을 보며 웨이먼드는 이렇게 소리친다. 
"나는 당신들 모두 왜 싸우는지 모르겠어! 분명 우리 모두 혼란스러워서 그러는 것일 거야. 근데 그냥 우리 모두 서로에게 친절하면 안 될까?" 5년 전의 내가 그 말을 들었다면, 나는 아마 웨이먼드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같이 서로를 혐오하기 바쁜 세상에서, 그의 말을 너무나도 믿고 싶어진다. 사람의 선함과 진심과 진실이 통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믿지 못 하지만, 마음으로는 믿고 싶었다. 선한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남을 위해 베풀 체력조차 없이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오는 나에게 선한 사람은 그저 우러러 볼만한 존재가 된다. 또 다른 알파버스에 살고 있는 웨이먼드는 다음과 같은 대사를 남긴다. 
"내가 항상 모든 일의 좋은 면만 보려고 하는 것은 내가 순진해서가 아니야. 이건 아주 전략적이고 필수적인 것이지. 이게 내가 모든 것을 견뎌내고 살아남기 위해 배운 것이야. 이게 바로 내가 싸우는 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