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오직 능력으로 인종 차별을 이겨낸 3 여성 수학자의 NASA 직장 생활을 그린 영화 <히든 피겨스>의 줄거리, 실화와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봅시다.
영화 <히든 피겨스> 줄거리
1961년 한창 미국과 소련 연방이 '스페이스 레이스(우주 개발 전쟁)'을 벌이고 있던 시기에, 주인공 캐서린 존슨은 그녀의 다른 두 동료인 메리 잭슨, 도로시 본과 함께 NASA에 근무하며 개발에 필요한 수학 공식 계산을 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여자인 동시에, 흑인이라는 이유로 분리된 유닛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캐서린 존슨은 그녀의 뛰어난 해석기하학 실력을 인정받아, 해리슨이 팀장을 맡고 있는 '스페이스 TF'팀에 합류하게 된다. 이 팀에서 첫 여성 흑인으로 근무하게 된 그녀이다, 해당 팀이 있는 빌딩에는 흑인을 위한 화장실이 없어서 그녀는 매일 화장실을 갈 때마다 왕복 30분이 걸리는 다른 빌딩으로 가야 한다. 1960년대까지 미국에서는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법률이 있어, 흑인은 백인과 다른 화장실을 사용했어야 했습니다. 그녀의 팀장인 해리슨은 캐서린이 30분 동안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질책하였고, 그녀는 그에게 항의하며, 그녀가 겪고 있는 불편하고 부당한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이에 대해 처음 알게 된 해리슨은, 직접 망치를 들고 화장실로 가서, 화장실에 쓰여 있는 '백인' 표지판을 때려 부순다. 한편 캐서린의 동료 메리 또한, 뛰어난 계산 능력으로 '우주선 개발팀'에 스카우트된다. 메리는 우주선 개발팀에 합류하자마자, 팀의 수학적 오류를 발견해 내고, 팀장의 권유로 NASA 엔지니어 자리에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엔지니어로 지원하기 위해서 추가 학력 조건이 필요했던 그녀는 주변 학교에 수강 신청을 하려고 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게 된다. 메리는 그녀의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역 법원을 찾아가 탄원서를 제출하게 되고, 재판에서 승리하며 백인 학교에서 야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동료인 도로시는, NASA 안에서 유색인종은 관리직까지 올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와중에, 그녀는 슈퍼컴퓨터인 IBM 7090이 곧 NASA에 도입될 것이라는 소식을 알게 되며, 단순 계산 업무를 맡고 있는 자신들이 실직할 수도 있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는 곧바로 IBM 7090 사용법을 독학하며, 그녀의 다른 동료들에게 슈퍼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치고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곧바로 프로그래밍 관리자로 승진하게 된다.
실화와 영화의 차이점
1960년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미국을 묘사한 동명 논픽션 소설 <히든 피겨스>는 실존 인물인 3 흑인 여성의 전기를 담은 실화를 담은 소설이다. 그러면 실제 이야기와 영화에는 어떠한 차이점들이 있을까? 영화 속에서는 196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 도로시 본은 이미 1949년 첫 유색인종 관리직에 올랐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1958년에 이미 NASA에서는 백인과 유색인종 간을 분리하는 모든 시설들을 없앤 상태라고 한다. 영화 내에서는 캐서린이 유색인종을 위한 화장실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 이는 메리 잭슨이 겪은 일화라고 한다. 캐서린이 일하고 있던 빌딩에도 실제로 백인 전용 화장실만 있었으나, 캐서린은 이를 알지 못하고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라고 생각하여 몇 년 동안 백인 전용 화장실을 사용했다고 한다. 한 동료가 이를 신고하였으나, 캐서린은 이를 무시하였고, 결국 이 신고는 자연스레 취하되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백인 학교에 다니기 위해 법원까지 갔어야 했던 메리 잭슨이었지만, 실제로 그녀는 백인 전용 학교에 지원하였고 아무런 문제 없이 바로 입학 허가가 났다고 한다. 영화 내에서의 캐서린은 '유색인종을 위한 커피머신'만을 사용해야 했으나, 실제로 이러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실존 인물들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50~60년대에 NASA안에서도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없었습니다." 아마 NASA안에서도 시대적 상황이 상황인지라,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규정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규정들을 가지고 차별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
1950~60년대 미국 내에서의 인종 차별은 극에 달했고, 이러한 인종 간의 대립은 부당한 '인종 분리 정책'들을 낳았습니다. 유색인종은 백인과 같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었고, 버스에 탈 때도 맨 뒷자리에 앉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버스에 자리가 없다면, 백인들에게 이 뒷좌석까지 양보를 해줘야 했습니다. 이렇게 인종 간의 차별이 난무했던 시절에서도, 이 3명의 유능한 흑인 여성들은 자신의 인종과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주체적인 커리어를 쌓아나갔다는 점이 매우 존경스럽습니다. 영화의 기승전결을 위해, NASA 안에서의 차별은 더욱 과장되어 그려지기는 했지만,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영화 <히든 피겨스> 안에서는 캐서린의 팀장인 백인 해리슨이 유색인종 화장실을 없애는 장면에서 '백인 구세주' 서사를 사용한 모습이 약간 아쉽기는 했습니다. 실제로 캐서린, 메리, 도로시를 구한 것은 차별을 뛰어넘게 해 준 그들의 뛰어난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영화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영화에서 그려진 NASA의 모습과 실제 그들이 겪었던 NASA의 모습이 많이 달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별이 사회 곳곳에 만연하게 깔린 시대에서 NASA는 인종 간의 차이를 두지 않고, 오로지 능력만으로 구성원을 평가하고 연구소를 꾸려나갔다는 점에서, 이것이 바로 미국을 세계 최고 우주 개발국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